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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노동조합의 사회적 역할

2012-10-02 Read : 725

평택지역지부

 

노동조합의 사회적 역할

 

노동조합은 기업의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이다. 뿐만 아니라 기업의 구호나 현수막에서는 '기업의 주인'이라고까지 언급되는 노동자의 대표기관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로서, 혹은 주인으로서 노동조합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실천을 위해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여야 한다. 기업경영을 감시하거나 의사결정에 참가하는 것은 더 이상 '개량주의적'이거나 '타협주의'의 산물이 아니다. 아니 이를 하지 않으면 거대 권력체인 기업이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게 되는 더 커다란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변화된 주객관적인 환경 속에서 노동운동의 역사와 활동 경험을 돌이켜 봤을 때, 노동조합활동 방식이 과거와 달라져야함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기업경영을 감시하는 메커니즘은 경영참여에 의해 노조 단독으로 할 수도 있고, 감시의 어려움, 비교판정의 문제 때문에 외부 단체와 연계하여 진행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기업경영의 다양성과 복잡성 때문에 노동조합 단독은 사실 쉽지 않다. 외부의 전문성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노동자는 기업의 산출물을 직접 생산하는 당사자이기도 하면서 기업의 이해관계자이기도 하다. 즉, 산출물을 생산하는 주체인 동시에 그 노동의 대가에 대해서는 객체인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다음의 두 가지가 있을 것이다.

첫째로 노동조합운동의 외연을 기업의 사회책임 실천 감시운동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노동운동의 외연을 확대하자는 논의는 역으로 노동운동의 한계를 짚어보아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노동운동의 한계란 노동운동만으로는 풀 수 없는 너무나 큰 사회적 모순과 자본의 네트워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편으로 노동조합의 도덕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국민적 정서가 과거와 다른 것도 사실이다.

사실상 국민적 정서는 대기업이 마음에 들지는 않아도 경제를 일으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대표기업들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거나 사업에 진출하며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소식은 드물고 대형파업이 일어났다거나, 불법도급을 한다거나 외국에 공장을 만든다는 소식만 많이 듣게 된다. 일부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망각하고 있고, 이 회사의 노동조합은 과욕을 부리고 있다는 정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들어 대기업의 노동조합이 이러한 비판적 사회분위기를 인식해서인지 비정규직 차별철폐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하청기업 지원 등을 위한 사회발전공헌기금을 만들고, 공장의 해외 이전에 제동을 거는 등 새로운 요구를 하고 있다. 이제 노동조합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둘째로 노조에게는 각각의 전문성을 가진 외부단체와 연대를 통하여 사회적 책임 실천 및 기업감시의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노조의 전문성에 한계가 있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네트워크가 더욱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조의 기업감시 메커니즘은 감시의 기준, 감시방법, 감시자의 역할 등 다양한 전문성이 결합하여야 가능한 것이다.

예컨대 기업의 성과는 결과물로만 파악할 수 없으며 결과물이 도출되는 과정에 대한 감시와 사회적 규제까지 포함하여야 한다. 노동조합은 기업내부에서 건전한 시민의 역할을 하며 기업정보의 공개를 촉구해야 한다. 투명한 기업, 투명한 노동조합을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내부자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실천을 위해서 노동조합이 해야 하는 역할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구분된다. 즉,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영역 혹은 기준을 '무엇으로(What)' 설정할 것인가, 사회적 책임실천과 감시를 '어떤 방법(How)'으로 수행하는가, '누가(Who)' 그러한 활동을 수행하는가의 세 가지 문제이다.

첫째, 기업의 사회적 책임영역은 노사관계부터 지배구조를 비롯하여 환경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할 수밖에 없다. 산업이나 기업이 특성에 따라 차이가 날 수밖에 없으며 특수성을 반영한 지표가 개발되어야 한다. 예컨대 건설업의 환경이나 산재에 특화된 사회책임영역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과거에는 주로 시민단체가 언론을 활용하여 여론몰이를 하는 것이 사회적 책임의 실천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일회성 시도는 한계가 분명한 것이며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사회적 책임 실천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기업이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그간에는 사실 외부의 시민단체들이 애걸조로 정보공개를 구걸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노동조합이 개입되면 노동운동의 일환으로서 정보공개운동을 비롯하여 '투명한 기업 만들기'에 앞장서면서 지속적으로 기업정보의 공개 요구를 통한 감시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운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정보공개가 이루어지고 사회보고서의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투명한 기업으로 나아간다면 노동조합은 동반자로서 경영참가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때는 그야말로 유럽이나 북구에서 이루어지는 '노동조합 운동'이 아닌 '노동조합의 사업'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누가 총대를 메고 기업 감시와 기업의 사회적 실천을 촉구하는가의 문제이다. 지금까지는 시민단체 내에서도 연대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각개 격파식으로 사업이 이루어져 왔다. 노동조합과 시민단체 및 각 유관단체의 협력 및 연대는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꼭 그렇게 볼일만은 아니다. 사업전개 방식이 이제는 서로 달라졌기 때문에 오히려 그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시민운동과의 관계

시민운동에서 노동조합을 바라보는 관점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 관점은 계급적 관점이 아니라 시민사회적 관점에서 문제를 파악하여야 노동조합이 여성, 환경, 교육, 의료, 주거, 인권 등 총체적으로 사회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두 번째 관점은 노동자도 시민의 일부이기에 노동운동이 당연히 시민운동의 일부로써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입장은 노동운동이 가지는 계급적 관점을 인정하면서도 노동운동을 시민운동의 한 부분으로 위치 지우고자 한다.

한편 노동운동에서 시민운동을 바라보는 시각도 두 가지로 대별된다. 하나는 시민운동이 원칙적으로 탈계급적 이해에서 출발한 것으로 시민운동이 의도와는 무관하게 궁극적으로는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거나 그에 봉사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의 시각은 시민운동을 자본주의 모순이 사회적으로 확대된 결과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즉, 노동과 자본사이의 모순이 기존의 노사관계 영역을 넘어서 전사회적 차원으로 확대된 결과가 시민운동을 필연적으로 확대시켰다는 것이다.

이 네 가지 관점은 서로 얽혀서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어떠한 조합이나 단체를 보더라도 더불어 사업하기에 힘들 정도로 큰 입장 차이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서로가 서로의 영역에 개입하지 않았던 것은 불필요한 논쟁 때문이거나 공동사업의 경험부재 등이 그 이유인 듯하다.

노동운동은 노동의 중심성만을 주장하지 말고 시민운동은 노동운동이 제기하는 계급성에 일차원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서로의 운동이 갖는 독자적 성격이나 고유 영역의 전문성을 존중하면서 문제해결 위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상 이는 신뢰의 문제로서 양 운동이 공동으로 풀 수 있는 것을 함께 하는 것이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문제는 상호가 공동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를 찾아내고 이에 대한 역할분담이 명확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 부분이 '기업감시' 사업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형식적인 측면에 있어서 일회적인 사업이 아닌 지속적인 연대가 가능한 사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환경운동은 결과에 대한 통제밖에 할 수 없으나 노동조합은 제품원료의 해악성을 검토할 수도 있고, 제조과정에서 환경적 건전성을 담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산업별, 기업별로 수많은 이슈들이 제기되면서 시민단체의 결과통제와 연구, 노동조합의 내부통제와 정보제공 압력 등이 장기적으로 결합하면. 효과적인 노동조합의 역량강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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