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4당 노동·일자리 공약] 야당 "하청·비정규직 권리보장" vs 여당 "유턴기업 규제완화"

노동계가 4월 총선 공약으로 요구하고 있는 공정인사(일반해고)·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지침 폐기와 민간기업 청년고용할당 도입 등 주요 노동정책에 대해 원내 4당은 근본적인 시각차를 보였다.

새누리당은 산업경쟁력 강화를 중심에 놓고 필요한 경우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이 담긴 방안을 일자리 공약으로 소개했다.

국민의당은 다소 모호한 입장에서 사안에 따라 노동계 의견에 동조하는 입장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대부분 노동계 요구와 일치하는 공약을 내놓았다.

원내 4당은 1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양대 노총 공동주최로 열린 ‘총선 노동-민생 정책공약 비교평가 대토론회’에 참석해 노동공약을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하청노동자 단체행동권 보장" 정의당 "노조 성장 뒷받침"

우석훈 더불어민주당 총선정책공약단 부단장은 이날 “기존 국가 고용정책은 고용안정과 삶의 질 향상보다는 기업인력 확보와 효율성에 더 초점이 맞춰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와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과 파견 허용업무 확대를 예로 들었다.

해당 제도가 도입되면 비정규직 증가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우 부단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두 배가 넘는 비정규직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

체적으로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 입법

△도급·파견 구별기준을 마련해 대기업 불법파견 근절

△비정규직 사용부담금제를 제시했다.

그는 “노동정책의 출발점은 노조 조직률 및 단체협약 적용률 확대”라며 “더불어민주당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8개 중 국내에서 비준되지 않는 4개를 20대 국회에서 비준하도록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밖에 1년 미만 근속자에게도 퇴직금을 주고, 원청이 의무적으로 하청노동자 단체행동권 보장을 위한 교섭에 나서도록 책임을 부여하겠다고 예고했다.

정의당은 “국민의 노조가 돼 노동개악을 막고 노동존중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용신 정책위의장은 “박근혜 정부의 쉬운 해고를 막고 기업 책임을 강화할 것”이라며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려 월급 300만원 시대를 열고, 생애 첫 노동부터 황혼 노동까지 모두에게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정리해고 규제 강화

△오후 5시 칼퇴근법 법제화

△초중고 노동인권교육 제도화를 공약했다.

그는 "교섭창구 단일화 대상에서 산별노조를 제외하고 사용자의 기업별노조 특혜 행위를 부당노동행위에 포함시켜 노조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유턴기업 지원 위해 비정규직 규제 풀어야"

새누리당은 해외에 진출했다가 국내로 돌아온 이른바 유턴기업에 대한 지원 강화를 일자리 정책으로 내놓았다.

예컨대 유턴경제구역을 설정하고 최저규제 지역으로 운영하면서 매년 일자리 50만개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규제완화 항목에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과 파견 허용업무 확대가 담겨 있어 노동계 반발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관광산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150만개 창출과 '청년 희망 아카데미' 확대 운영, 시간선택형 근무제 공공기관 중심 운영을 일자리 공약으로 소개했다.

노동기본권 관련 공약은 없었다.

이완영 노동위원장은 “그동안 민생119본부 현장방문을 통해 국민 목소리를 공약으로 실현하기 위해 심도 있게 논의해 왔다”며 “농어업인 스마트 일자리를 비롯해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둔 노동·총선 공약을 발굴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노동계의 2대 지침 폐기 요구와 고용불안 기업에 대한 고용부담금 부과 요구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주현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가장 심각한 문제는 안정된 정규직 일자리 비율이 매우 낮다는 것이기 때문에 정책과 예산운용의 최우선 순위를 여기에 맞추고 가야 한다”며 “파견근로자수를 80% 감축해 OECD 평균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국민의당 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