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활동 했다고 서빙·청소업무 배치] 세종호텔 '기괴한 전직' 거부 노조간부 해고 위기

8일 징계위원회 예고 … 1년 만에 갑자기 징계 통보

#1. 그는 만악의 근원이다.

잘 지내던 직원들을 꼬드겨 2011년 상급단체를 민주노총 산별연맹으로 바꾸더니 이듬해엔 38일간이나 파업을 했다.

임금체계를 좀 바꾸려고 해도, 아웃소싱을 하려고 해도 사사건건 방해했다.

그러던 그가 2014년 12월 위원장 임기를 마쳤다.

2015년 1월1일이면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이미 그는 소수노조로 전락한 민주노총 소속 노조 조합원일 뿐이다.(김상진 전 위원장 발언 재구성)


#2. 그는 2015년 1월1일 현장에 복귀했다.

일주일 뒤 부서 상급자인 홍보팀장이 연회장 웨이터 일을 하란다.

23년 동안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일이다.

급여를 20%나 삭감한다고 한다.

부당전직이라고 거부했더니 회사가 책상을 치워 버렸다.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조합원 10명이 이렇게 새로 만들어지거나 완전히 새로운 업무에 배치됐다.

사내하청업체가 맡았던 호텔로비 청소업무를 떼어 만든 퍼블릭관리 부서, 벨보이 역할을 하는 컨시어지(접객서비스) 부서, 출장조리를 하는 조리지원파트였다.


현업 복귀했더니 서빙부서 발령
종호텔에서 1년 전에 벌어진 '기괴한 전직'에 반대한 김상진 전 서비스연맹 세종호텔노조 위원장이 해고 위기에 처했다.

김 전 위원장은 노조활동을 이유로 객실 판촉·홍보 업무에서 식당 서빙 업무로 배치되자 이에 반대하며 세종호텔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지금까지 급여도 받지 못한 채 말이다.

5일 노조에 따르면 세종호텔은 8일 오후 이 전 위원장 징계안를 다루는 징계위원회를 개최한다.

해고사유는 무단결근이다.

노조는 “표적 징계이자 보복행위”라고 반발했다.

노조는 전직에 대해 “호텔측의 부당한 인사권 남용과 부실경영에 문제를 제기하고 정상화를 요구하는 노조를 탄압하는 수단”이라고 비판했다.

세종호텔이 전직을 활용해 노조간부·조합원을 징계하거나 해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1년 초에는 노조 임원이던 여성노동자가 임신하자 프런트 캐셔 업무에서 웨이트리스 업무로 발령했다.

노동위원회에서 부당전직 판정을 받고서야 원직에 복직시켰다.

2013년에는 퇴행성 관절염이 있는 직원을 객실 청소업무로 전보해 소송전으로 비화됐다.


1년 만에 뜬금없는 징계 추진
김상진 전 위원장은 “잘못하면 이렇게 대우하겠다고 겁을 주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호텔측이 회유도 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1인 시위를 하면서 계속 싸우니까 원하는 부서로 보내 주겠다고 제의를 해 왔다”며 “다른 조합원들이 부당전보로 피해를 당하고 있는데 나만 빠져나갈 수 없어 거절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회사가 법적으로 안 될 것 같으니까 1년 동안 전직 거부를 문제 삼지 않다가 이 정도면 명분을 쌓았다고 판단해 징계위를 열기로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비스연맹은 6일 김 전 위원장 징계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한다.

서비스연맹은 “세종호텔 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권을 지키기 위해 더 많은 단체들과 연대해 투쟁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매일노동뉴스>는 세종호텔의 견해를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담당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